딜로이트, 2023 글로벌 그린수소 시장 전망
그린수소(Green Hydrogen): 넷제로 실현 가속화 동인
Green Hydrogen: Energizing the path to net zero
(Deloitte’s 2023 global green hydrogen outlook)
2023년 6월 발표
넷제로 실현과 청정수소의 역할
정부와 기업 그리고 연구소 등 전 세계 각계 각층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으로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0℃ 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까지 제한하기로 한 파리협정의 이행과 점검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화석 연료에 의존한 기존 발전 시스템을 재생에너지와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 산업의 '전기화(Electrification)가 근본적인 대안일수 있다. 하지만 고온가열 공정이 요구되는 중공업과 제품 원료 조달을 담당하는 교통 및 중대형 화물 운송 분야까지 도입하기에는 실질적으로 많은 장애물이 상존한다. 더욱이 완벽한 탄소감축 수단으로 태양광, 풍력 등 활용한 전기화가 발전 단가 하락으로 확장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에너지원의 가변성(variability)과 송배전 네트워크 안정성(Network Stabilization) 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청정수소(Clean Hydrogen)는 이 모든 장애와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기술로서 그 혁신성과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수소는 연료전지의 연료로 산소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 에너지 생산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다용도 분자(versatile molecule)이기도 하지만, 간접적으로 에너지 유도체로 활용되어 수소에 질소(N) 또는 탄소(C)를 첨가해 암모니아(NH3), 메탄올(CH3OH) 및 지속가능항공연료(SAF) 등과 같은 연료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 개질과 석탄 가스화로 생산되고 있는데, 이는 탄소집약적 공법으로 연간 1기가 톤(Gt) 이상의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고 있다. 그래서 수소가 실질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저감 방안과 대규모의 새로운 잠재 수요처의 발굴이 요구된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전해 장치로 생산되는 그린수소와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포집, 활용 및 저장(CCUS) 기술로 제거해 생산한 블루수소가 가장 유망하고 지속가능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이다. 그리고 그린수소와 블루수소는 청정수소로서 재생에너지와 함께 탄소중립 실현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되고 그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딜로이트는 가까운 미래에 탄소 중립의 실현과 포괄적인 청정수소 경제의 출현을 전망하고 탐색했다. 그 결과로 청정수소 경제 규모는 2030년에 연 6,420억 달러(830조 원)에서 2050년에는 연 1조 4,000억 달러(1,810조 원)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기후 중립(climate neutrality)에 이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에 그린수소는 전체 수소의 85%를, 그리고 세계 수소교역량의 20%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환산액은 2022년 원/달러 평균환율(매매기준율) 1,293.68원 적용
그린수소 경제 출현과 전망
2050년 기후중립 달성을 위해서 청정수소의 생산규모가 2030년 1억7,000만 메트릭 톤(MtH2eq)에 이어 2050년 6억 메트릭 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기존 산업에서 탄소배출 저감 목적으로 일찍부터 수소를 활용하는 산업에서 수요가 발생할 것이며, 비료 생산 분야에서 수소 수요(9,500만 메트릭 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본격적인 넷제로로 전환 과정에서 탈탄소를 위한 다양한 해법으로서의 수소의 역할과 그 실효성이 입증되면서, 빠른 수요의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청정수소의 수요는 2050년까지 철강, 화학, 시멘트 등과 같이 고온가열 등의 필수 공정이 수반되는 산업 부문에서 42%를, 그리고 항공, 해운, 도로 등 교통 및 수송 부문에서 36%를 각각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청정수소는 수소의 신규 수요처 발굴뿐만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에도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배출량 기준 2050년까지 최대 85기가 이산화탄소환산톤(GtCO2eq)까지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이 수치는 2021년 기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배 이상에 해당한다. 청정수소의 수요는 산업화가 이미 진행된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며, 이는 신흥국에게 지속가능한 성장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점진적인 수소 수요 증가가 전 세계 수소시장 형성과 그 구조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청정수소의 가치사슬은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 있으며, 30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내에 새로운 산업을 현실화하는 일은 전례 없는 인류의 도전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관련 프로젝트 추진 시 초기 손익 분기점 달성은 상당 부분 정부와 유관 기관 등의 지원에 의존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호주 청정에너지금융공사(Clean Energy Finance Corp., CEFC)의 자금 지원, EU의 ‘핏 포 55’(Fit-for-55) 패키지, 그리고 ‘유럽 공통 관심 분야 주요 프로젝트’(IPCEI) 기금 지원 프로그램과 일본의 수요측 R&D 지원 프로그램 등이 이러한 목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실제로 기존 탄소집약적 공법을 통한 수소생산 비용은 수소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반영한 수치가 아니다. 규모의 경제 활용과 이산화탄소 가격 조정 등으로 청정수소, 특히 그린수소 생산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딜로이트의 전망에 따르면 손익분기 도달 시점을 암모니아(NH3)는 2030년, 메탄올(CH3OH)은 2045년, 지속가능항공연료(SAF)는 2050년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그린수소 또한 자립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2050년을 시장 성숙 단계 진입 시기로 예측하고 있다. 본 단계 진입 시 공급 역량의 증가와 신규 수요처의 확대로 수소 가격 결정을 현물시장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 탄력성이 개선되면서 지리적 우위에 있는 국가들은 국가 핵심산업으로 투자를 늘려갈 강력한 이유를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딜로이트는 정교한 예측 모델을 수립하고 청정수소(그린수소와 블루수소)의 시장 침투율을 전망했다. 그 결과 2050년에 그린수소는 공급 주도의 성장으로 전체 수소 시장의 85%(최소 500 MtH2eq)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에 블루수소는 초기 수요 형성에 기여하고, 나아가 중동, 북아프리카, 북미, 호주와 같이 천연가스 자원의 활용이 가능한 지역에서의 수소경제 형성을 촉진할 것이다. 하지만 블루수소는 2040년에 약 1억 2,500만 메트릭 톤(MtH2eq)으로 생산량 최고점(공급의 30%)을 찍은 후, 메탄 및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강화로 인해 그린수소로 대체될 것이다.
수소 무역으로 연결되는 세계
딜로이트는 국가 간 수소 무역량을 전체 수소 생산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1억 1,100만 메트릭 톤(MtH2eq)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수소 무역 제품은 장거리 운송이 용이한 암모니아(NH3), 메탄올(CH3OH) 및 지속가능항공연료(SAF)등과 같은 수소 유도체와 운반체들이다.
2050년까지 중동, 북아프리카, 북미, 호주 지역은 전체 수소 생산량의 약 45%, 전체 수소 무역량의 90%를 차지할 것이다. 북아프리카(44 MtH2eq)와 호주(16 MtH2eq)가 수출 잠재력이 높아 자국내 수요량 보다 수출량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되고, 북미(24 MtH2eq)와 중동(13 MtH2eq) 지역이 뒤를 이어 상당한 수출 잠재력을 보일 것이다. 남미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또한 수소 무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체 수소 무역량의 약 10%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과 일본의 경우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수소 수요량의 90%를 수입에 의존할 것으로 보이며, 유럽과 중국 및 인도는 상당한 규모의 수소 생산 역량을 보유하겠지만 이행 과정에서는 수소 수입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50년 전 세계 주요 지역 간 수소 무역을 통한 수출액 규모는 연간 2,800억 달러(36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북아프리카(1,100억 달러), 북미(630억 달러), 호주(390억 달러), 중동(200억 달러) 지역 순으로 수소 무역에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자유롭고 다변화된 수소 무역은 비용 절감과 에너지 안보 강화에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한 개발도상국과 신흥시장의 경제 발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청정수소 수출을 통한 수익은 오늘날 화석연료 수출국들이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의 수출 수익 감소를 보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지역 간 무역은 수요와 낮은 원가 공급 사이의 지리적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요를 충족할 만큼 저렴한 수소 생산을 하기 힘든 유럽, 일본, 한국 등의 최대 수요 지역이 있는 반면 호주와 아프리카 및 남미 등 재생에너지 생산 환경이 좋고 방대한 가용 토지가 있어 수요 이상으로 저렴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이 있기 때문에 무역 및 이를 통한 비용 절감 기회가 자연히 발생할 것이다.
청정수소로 투자 방향 전환
딜로이트는 2050년 넷제로 달성에 이르기까지 세계 수소 공급망 전반에 약 9조 달러(약 1경 1,643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고, 이때 신흥국가에서도 약 3.1조 달러(3,881조 원)의 투자가 수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투자 규모로 볼 때 상당한 금액이지만, 실제로 해당기간 연평균 투자액은 2022년 전 세계 석유 및 가스 생산에 실제 투자된 4,170억 달러(539조 원)로 보다 작은 수치다. 만약 정부와 기업이 석유 및 가스 생산에 투입된 자본을 청정 수소 생산에 투입한다면 수소 공급망 구축으로 넷제로 달성은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딜로이트는 주요한 수소 수요 지역이자, 전 세계 수소 생산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유럽 및 북미 지역이 각각 2조 달러(2,587조 원), 유럽은 1.2조 달러(1,552조 원), 그리고 북미는 1조 달러(1,294조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리고 전세계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는 개발도상국과 신흥경제에서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아프리카의 경우 약 9,000억 달러(1,164조 원), 남미 4,000억 달러(517조 원), 사하라이남아프리카 및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각각 3,000억 달러(388조 원) 수준의 자금 조달이 이루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그린수소 경제의 형성과 성장은 전세계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정수소로 경제 추진 정책 필요
청정수소 경제 실현과 확대 그리고 기후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필연적인 과정이다. 현 시점에서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88%를 배출하고 있는 140개국 이상의 정부는 국가적 과제로 넷제로 목표를 채택한바 있다. 그러나 발표된 청정수소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2030년까지 수소 생산능력은 총 4,400만 메트릭 톤(MtH2eq)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해당 기간내 청정수소 수요 예측량의 1/4에 불과한 수준이다. 청정수소는 넷제로 추진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담당한다. 각국 정부가 이를 인지하고 있다면, 초기 프로젝트가 경쟁력을 가지면서 시장에 진입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룩할 때까지 선별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청정수소로 정책 추진 시 주요 고려사항
청정수소 사업 추진 기반 마련
정부 정책 결정자들은 청정수소 경제 추진에 앞서 국가적인 전략과 지역 차원의 계획을 면밀히 수립해야 한다. 국가 전략과 연계하여 수립된 계획은 실행 과정의 투명성과 결과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청정수소 사업 추진 시 요구되는 청정수소의 생산, 처리 운송 등과 관련 절차와 기준에 대한 견고한 인증 체계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이는 청정수소의 생산 과정이나 특성에 대한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으로 관련 이해 관계자들에게 신속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특정 기술에 종속되는 상황을 피하고 사업 투명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정책적 지원이 필요
정부 관계자들은 청정수소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예: 법적 의무 조항, 직접 보조금, 탄소 가격차이 보전 계약, 재정 인센티브, 정부 보증, 수소 기반 제품에 대한 목표 설정 및 시장 창출 등). 정책적 지원으로 화석연료 대신 청정수소 도입으로 발생하는 비용 차이를 보전해 줄 수 있다. 독일의 H2Global 프로젝트와 같은 장기 공급 계약체계 (Offtake Mechanism)는 프로젝트 리스크를 완화하고, 판매가격과 수요처의 지불의사가격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며 가격 안정성 또한 강화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탄력성 보장
국가 차원의 전략은 시장 팽창 과정에서 고비용 병목 현상을 방지하고 시장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거래 파트너부터 장비 및 원자재 공급업체까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다각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청정수소 상품 운송을 위한 인프라 설계(파이프라인 및 해양 도로)와 저장(전략적 비축)에 대한 광범위한 정부의 지원 또한 필요하다. 더 나아가 정부는 지역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에너지, 기후 및 개발 정책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청정 수소 시장의 출현은 가치 사슬의 각 단계에서 기회와 도전이 수반된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현재의 수소 공급을 탈탄소화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새로운 용도를 충당하기 위해 규모를 6배 이상 확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료전지, 수소환원제철, 지속가능항공연료 등과 같은 전례 없는 기술 개발과 함께 전해조, 태양광패널, 풍력터빈 등의 제조 능력 향상 그리고 생산, 운송 및 저장 설비 등과 같은 기반시설의 확대 구축과 병행해 새로운 공급망 구축과 글로벌 수소 무역 확립이 요구된다.
공급 기술과 관련 리더십, 생산 및 소비 위치 그리고 그 결과로 형성되는 에너지 무역 경로와 수요 응용처의 선택에 따라 글로벌 가치사슬이 어떤 경로를 따를지는 상당히 큰 불확실성이 남는다. 관련 의사결정은 정부와 에너지 공급업체 및 시설, 장비 제조업체, 소비자, 운송사업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킬수 있다.
하지만 목표는 확고하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적인 포용적인 청정 수소경제의 출현이 바로 그것이다. 딜로이트의 전망은 세계경제가 금세기 중반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패러다임에 근거하며, 또한 정부와 기업이 자본조달 및 지정학적인 과제에 적극 대처하여 자유 청정수소 무역이 다각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공정한 개발 기회를 창출하는 동시에 지체 없이 지구 온난화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되고, 나아가 다양한 수소 가치 사슬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안보를 개선하고 공급망 혼란의 위험을 줄이려면 이 정도로 야심 찬 목표가 필요하다.
* 출처 : https://www2.deloitte.com/kr/ko/pages/energy-resources-industrials/articles/2023/20230613.html
